최근 제주도에서 야자수를 점차 제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는 제주만의 이국적인 풍경처럼 여겨졌던 야자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고, 그에 따라 제주시는 단계적인 제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야자수를 제거하게 된 배경과 이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야자수는 제주 고유 수종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제주도 하면 야자수를 떠올리시지만, 사실 야자수는 제주에서 자생하는 나무가 아닙니다.
현재 제주에 식재된 야자수는 대부분 워싱턴야자나 종려나무로,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외래종입니다.
1990년대 이후 관광지 경관 조성을 목적으로 대거 심어졌지만, 제주도의 자연환경과는 맞지 않는 수종이라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제주도에서 야자수를 제거하는 이유
제주시는 2021년부터 야자수 제거 및 교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2025년까지 제주시 내 야자수의 절반 이상을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안전 문제
야자수는 15미터에서 최대 27미터까지 자라는 고목입니다.
태풍이나 강풍이 잦은 제주에서는 줄기나 잎이 떨어지면서 보행자나 차량에 피해를 주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2. 유지 관리의 어려움
야자수는 매년 고소작업차를 동원해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병충해 방제, 낙엽 처리, 겨울철 방한 작업 등 유지 관리를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이 소요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 대비 효율이 낮은 수종입니다.
3. 도시 인프라와의 충돌
야자수는 그 높이로 인해 전신주나 고압선, 통신선과 충돌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전이나 화재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도시 인프라와의 부조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4. 기후에 맞지 않는 생육 조건
야자수는 열대 기후에 적합한 식물로, 겨울철 한파와 강풍에 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제주의 겨울 기후와 맞지 않아 고사하거나 뿌리가 약해져 쓰러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5. 가로수로서의 기능 부족
가로수는 미세먼지 저감, 온도 조절, 도시 생태계 유지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자수는 잎 면적이 작고 환경 정화 기능이 낮아 다른 활엽수에 비해 가로수로서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야자수를 대체할 수종은 무엇인가요?
제주도는 야자수를 대체하기 위해 생태적으로 적합하고 유지 관리가 쉬운 수종을 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이팝나무, 수국, 먼나무, 팽나무, 동백나무 등이 있으며, 이들 수종은 제주 기후에 잘 적응하고, 도시 경관과도 조화를 이룹니다.
특히 이팝나무는 봄철 흰꽃이 피어 경관 효과가 뛰어나고, 먼나무와 팽나무는 제주 자생 수종으로 생태 복원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단순한 제거가 아닌, 환경 회복을 위한 선택
제주도가 야자수를 없애는 것은 단지 외래종을 정리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제주의 자연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조경 방식을 개선하고, 도민의 안전과 도시 인프라와의 조화를 고려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조경 정책의 일환입니다. 제주 고유의 식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관 조성을 통해 진정한 ‘제주다움’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자수는 한때 제주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활용되었지만, 이제는 환경 변화와 도시 안전, 지속 가능한 조경을 위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제주에는 어떤 나무들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갈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