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분리’가 실제 자원으로 재활용되진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특히 아파트 외 지역, 즉 빌라, 다세대, 주택가, 상가 지역에선 분리수거 인프라가 부실하고, 심지어 분리된 쓰레기조차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리수거 = 재활용”이라는 인식은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단순히 “분리수거 잘 하자”가 아니라 ‘우리가 한 분리수거가 실제 자원으로 다시 쓰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때 입니다.
분리수거는 해도, 재활용은 안 되는 이유
한국의 분리수거율은 OECD 평균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실질 재활용률은 이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분리수거 기준에 대한 낮은 이해도
- 아파트 외 지역의 열악한 수거 인프라
- 재활용 산업의 구조적 한계
특히 음식물 오염, 혼합재질, 규격 미준수로 인해 분리배출한 자원이 선별장에서 폐기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예시로 보는 ‘분리수거 했지만 재활용 안 되는 사례’
1.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도시락
- 기름기 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세척 없이 버려질 경우 → 소각 처리
2. PET병과 일반 플라스틱을 섞어서 배출
- 생수병과 주황색 음료수병을 함께 배출 → 선별 불가, 혼합 폐기
3. 과자봉지, 김 포장재 같은 복합재질
- 종이+비닐 복합재질 → 분리 불가 → 일반 쓰레기 처리
- 예시) 택배 비닐봉투에 붙어 있는 운송장 제거(뒤에 코팅종이까지)하고 분리배출하기
아파트가 아닌 곳의 분리수거는 어떤가요?
1. 분리수거함 자체가 없다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 전통시장, 원룸촌 등은
공동 분리수거함 설치율이 낮고, 설치된 곳도 청결 유지 및 관리가 어렵습니다.
예: 좁은 골목에 검정봉투 가득 쌓여있고, 그 옆에 종이 박스가 방치된 모습
→ 수거차는 종이만 수거, 나머지는 일반폐기물로 처리
2. 수거 시간 불일치로 뒤섞이기
분리수거함에 잘 넣었더라도,
청소업체가 한 번에 수거하면서 다시 혼합해서 가져가는 사례도 많습니다.
예: 1층에 유리, 캔, 플라스틱 다 따로 넣었는데
→ 수거차 한 트럭에 그냥 함께 싣고 가는 장면 목격
3. 분리수거는 했지만, ‘수익성 없음’으로 폐기
재활용 업체는 **경제성이 없는 재질(예: 검정색 플라스틱, 오염된 비닐)**은
그냥 거절하거나, 선별장에서 폐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들은 “분리수거 = 재활용”이라 믿지만…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재활용 대상 중 약 30~40%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분리수거가 잘못되었거나, 재활용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사례: 실효성 있는 분리수거란 이런 것
한국과 마찬가지로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는 나라로 일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시민 교육, 분리 기준, 재활용 시스템에서 더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특징
- 세분화된 분리기준: PET병, 유리병,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8종 이상
- 배출 요일과 방식까지 규제: 규칙 미준수 시 수거 거부
- 시민 교육 강화: 유년기부터 학교·지역사회 중심의 지속 교육
- 높은 재활용 실효성: PET병 재활용률 85% 이상 달성
항목 | 한국 | 일본 |
분리 항목 수 | 평균 4~5개 내외 | 8~12개 이상 |
배출 규칙 | 권고 중심 | 지자체 조례로 강제 가능 |
시민 교육 | 캠페인 위주 | 유년기부터 생활 교육 중심 |
재활용 실효성 | 재활용률 낮고 혼합률 높음 | 품목별 순도 높은 재활용 가능 |
수거·선별 시스템 | 민간 위탁, 지역별 차이 큼 | 공공-민간 협력 체계 명확 |
일본은 시민 참여 + 행정 시스템 + 재활용 산업이 하나로 연결되어, 분리수거가 실제 자원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분리배출 = 재활용”이 아니라는 인식 개선
- 깨끗하게, 정확하게 분리해야 재활용 가능
- 아파트 외 주거지에 대한 수거 시스템 강화 필요
- 주택가, 전통시장 등에도 표준화된 시스템 필요
- 분리수거 기준의 시각화, 직관화
- “종이처럼 생겼지만 안 되는” 품목에 대한 안내 강화
- 재활용 산업의 구조 개선
- 민간업체가 수익성 없는 품목도 처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필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질문
"나는 분리수거를 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재활용될까?" 이 질문을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
그리고 그 답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공유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자원순환에 기여할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